- 병원일기 중 -

엄마가 울기만 한단다. 이 막둥이가 보고 싶고 안쓰러워서...... 난 하루하루 행복하기만 한데. 아이들이 있어서 너무 행복한걸. 엄마가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수술로 아이들을 30주 그러니까 2달 반이나 일찍 세상에 보내고 그 2틀 뒤부터 아이들을 보러 이 병원에서 저 병원으로 휠체어를 타고 다녔다. 장서방이 없는 날은 혼자서 수술 자리를 부여잡고 겨울 시린 찬바람을 맞으면서 한 발짝 한 발짝씩 30분이 걸려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결코 믿어지지 않는 현실 앞으로 걸어갔다. 그길 한곳에 전화박스가 덩그렇게 버려진 듯이 서있었는데 그 곳을 지나치면서 얼마나 엄마한테 전화하고 싶었는데.... 그래도 하지 않았다. 나도 울고 엄마도 울고, 또 못할 소리 들을 것 같아서 말이다. 날 위한다고 하시는 말씀이지만 내 가슴은 너무 아프더라. "언제 죽는다더노? 오래 못살 꺼다. 아니면 어디 맡기던가. 어디 입양이라도 시킬 수는 없나?"
 

아이들이 하루하루 얼마나 삶과 싸우면서 살았는지, 그건 전쟁과도 같았다. 피자국, 멍자국 ,주사자국 .... 옷만 벗기면 본능적인 두려움으로 울어데는 아이들. 그렇게 태어나 그렇게 힘들게 삶과 싸워 살아나가는 아이들이 있다는 거. 그런 아이들을 하루하루 보고 있어야 하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픈 배를 움켜쥐고 아이들을 안으러 가는 거, 그리곤 내 가슴위에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다섯 시간이고 여섯 시간이고 뱃속인양 끌어안고 노래를 불러주는 거 그리고 한 방울의 젖이라도 쥐어짜 병원으로 가져가는 거,,,, 나보다 더 가슴아파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있다는 거, 멀리 있는 가족보다 더 따뜻하게 사랑해주는 내 사랑하는 천사들이 하나님의 사랑으로 옆에 있다는 거 그걸로 다시 힘을 얻게 되더라. 그런 겨울이 하루하루 지나고 꽃이 피고 새싹이 돋더라... 나만 그렇게 유별날 것도 아닐 텐데.. 이 땅에 힘들어하는 생명이 유독 내 아이들만 있는 것도 아닐 텐데...더 힘들게 죽어가는 생명들이 절망가운데 있겠건만....
 

인큐베이터는 눈물자국으로 얼룩덜룩하다. 한쪽 인큐베이터를 보면 기뻐 눈물이 나고 저쪽 인큐베이터를 보면 가슴이 아파 눈물이 났다. 그런데 이젠 내 가슴에 나뭇잎 같은 손을 펴고 살겠다고 파고드는 머리를 밀어낼 수가 없다. 아무리 내 가슴이 아파도 또 아파진다고 해도. 지금 이 순간 난 내 젖가슴에서 흘러나오는 젖줄기가 아이들의 목구멍으로 흘러들어가는 소리가 너무나 신기하고 감사하고 행복하기만 하다.
 

엄마! 내가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그래서 이렇게 엄마한테 전화도 못하는 나를 이해 할 수 있는지. 이렇게 아이들을 낳아보니 엄마의 마음을,,,, 어쩌면 나 같은 이기적인 자식을 가진 엄마의 마음을,,, 그 아픔을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엄마, 너무 너무 미안하고 보고 싶고 사랑한다. 얼마나 많은 날을 엄마 품에 묻어 지냈다만 그 품 떠나니 엄마를 잊고 사네. 용서해. 이런 날 용서해. 그리고 엄마. 마음 아파하지마라. 난 너무 잘 지내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이 내게 너무나 소중하고, 1년 뒤 5년 뒤 10년 뒤는 나중에 생각할란다. 인생에 가장 큰 스승은 세월이라 누가 말하더라. 세월이 지나면 다 알게 된다고..... 지금은 내 판단이 어떤지 몰라도 세월이 말해줄 꺼다. 다시 시간을 돌려 후회의 순간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은 그저 내게 주어진 데로 감사하면서 살고 있다. 아직 우리 앞엔 힘든 순간이 아파해야 할 시간이 많이 있다. 그래서 지금은 이 행복한 시간을 그저 감사함으로 살고 있다. 난 푸른 오월 같은 오늘을 살고 있다.
 

엄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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