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편 23편 -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작년에 한 교수님께서 실내악 공개레슨 중 하셨던 말씀이 있습니다.

     "음악은 음과 음 사이에 있다."

     참 어려운 말이죠. 우리는 귀에 들리는 음, 그것의 이어짐이 음악이라 생각하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 교수님 말씀은 들리는 음과 음 사이의 침묵의 소리를 들을 줄 알 때, 그리고 그 침묵이 앞뒤의 음들과 함께 조화롭게 채워질 때, 그것이 진정한 음악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드러나고 들리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인생의 침묵에서 우리는 진정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방법을 배우는 것 같습니다. 푸른 풀밭, 내 머리에 흐르는 향유와 가득 넘치는 포도주 잔, 그것이 내 인생의 모든 것 혹은 하나님의 은혜의 모든 것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보이는 것, 맛보는 것, 오감으로 느끼는 그 모든 것 사이에 우리의 삶에 침묵으로 흐르는 하나님의 모습을 봅니다.

     시인은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다"고 합니다. 그의 표현은 마치 그의 삶에 결핍도 없었고, 두려움도 없었으며 아픔의 경험도 없었던 것같은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사실 그는 사망의 그늘이 깊고 깊은 인생의 골짜기를 넘어온 사람, 그 누구보다도 더 삶의 결핍을 잘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부족함이 없다고 고백하는 것은, 그 결핍의 날들을 통해 감추어져 있는 듯하던 변함없는 진실을 발견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바로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이것이 자신의 드러난 모든 삶의 단편들을 평생 동안 하나로 엮어온 끈이었다는 것입니다. 삶에 드러난 아픔, 외로움, 실패, 눈물의 결핍들이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던 하나님의 사람으로 엮어질 때 그것들 결핍마저도 하나님의 선하심과 진실하심으로 드러나더란 거죠. 이렇게 하나님의 진정한 사랑은 삶의 침묵 속에 있고, 신앙은 바로 이 하나님의 침묵의 소리를 들을 줄 앎에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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