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박마차 -
자가용, 조이스틱, 애마, 붕붕이.. 모두 내 휠체어를 두고 하는 말이다..
호박마차라는 말은 공주병을 앓는 나를 두고 ‘마차’라는 단어와 다른 전동휠체어 비해 색이 알록달록 한 것이 이쁘다고 관상용 호박과 비교하여 한 친구가 붙여 준 이제는 거의 나와 함께하는 내 몸의 한 부분과도 같은 휠체어의 애칭이다..
호박마차…지난 수요일 거의 3개월만에 상봉을 했다..
주인 잘 못 만나 정말이지..안 굴러가는 곳 없고, 못 굴러 가는 곳 없고, 한 달이 멀다하고 병원신세다..
어쩔 땐 정말 무지 미안할 때도 있지만, 어쩌겠어.. 지 팔자려니 하고 달려야지..
항상 같이 있어 잊고 살았을까..마차의 유용함, 편리함 그리고 소중함을 지난 9월 한 달간 절실히 느꼈다..
3년만에 가 본 한국은 내가 생각했던 예전의 장애인을 방 안에만 쳐 박아놓는 그런 곳이 아니였다..전동 휠체어의 보급으로 시작해서 곳곳마다 엘레베이터 시설과 휠체어를 위한 넓은 공간, 편안한 시선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자들을 위한 손길들…한국은 장애인을 위해 많이 생각하고 배려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왕성한 활동성을 받쳐주기에는 어딘가 좀 부족한..그 무엇..
어쩌면, 그 무엇이 자유롭지 못하고 용감하지 못한 내 마음일수도…
내가 그 동안 느끼지 못 했던 것들을...비 오는 날 우산 들고 산책하는 것, 마주쳐 오는 바람에 머리카락을 날리며 그 바람을 즐기는 것, 전화하며 길을 가는 것, 그리고 길도 모르면서 무조건 앞장서고 보는 대장놀이, 또 하나, 내가 가장 잘 하는 달려가 박아버리기…
남들은 뭐 그런 걸..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호박마차와 함께 한 후 누릴 수 있다..
1년이 조금 넘었을 뿐인데, 한 3~4년은 늙어 보이는 내 마차..한 달이 멀다하고 병원신세를 지는 내 마차…미안하다…근데, 내가 사랑하는 거 알지~~~
그리고, 이번에는 적어도 3개월은 병원에 안 가도록 살살 다뤄줄께~~*
오늘도 힘껏 달리지~~~!!
/ 권선화